그동안 혼자 자유여행 다닐 때는 여유롭게 내가 일정 짜서 어디서 먹을지, 쉴지, 어느 정도 속도로 걸을지, 한 곳에 얼마나 머물렀다 갈 지 정했었는데...패키지 여행을 해보니 사실 이게 여행을 하는 건지 그냥 눈으로 스쳐 지나가는 건지 모를 정도로 여행 페이스가 빨랐다. 


패키지 투어 가이드분은 끊임 없이 정보와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지루하지 않게 듣는 재미도 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계속 뭔가 듣고 있어야 해서 살짝 피곤한 점도 있었다. 사실 4개국을 11일 만에 본다는 게 말이 안되는 스케줄이긴 하지... 유럽 여행인지 유럽 극기훈련인지 살짝 헷갈릴 정도로 빡세긴 하니...오실 분들은 각오하시길.. ㅎㅎ 너무 겁먹진 마시구요 ㅎㅎ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짐 정리 다 하고, 씻고 준비하고, 7시에 조식 먹고, 8시 출발에 적응하게 됩니다ㅎㅎ(조식 먹을 때도 일찍 먹으려고 20분씩 일찍 나와있는 한국인들 보고... 정말 한국인들은 부지런해..감탄을 했습니다.)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내리고 한 20분 정도 대기를 하니 관광 버스가 도착했다. 바로 승객들을 태우고 버킹엄궁전 쪽으로 향했다. 중간에 여성 가이드 한 분이 추가됐다. 현지에 살고 계신 40대 한국분이셨는데, 이 분이 앞에 서서 사람들을 이끌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총괄 남자 가이드분이 뒤에서 뒤쳐지는 사람 없는지 양몰이 하듯이 사람들을 챙긴다. 


거의 스쳐지나가듯이 관광을 하고 ㅎㅎ 다급하게 사진을 찍고, 가이드분께 찍어달라고 부탁하면 잘 찍어주신다. 








버킹엄 궁전 바로 옆에 세인트 제임스 공원을 산책했다. 








 여성 가이드분이 끊임없이 설명하시면서 빨리 걸어가시는데...뒤쳐지지 않기 위해선 계속 빨리 걸어야 한다. 몇몇 사람들은 사진 찍다가 뒤쳐져서 후다닥 다시 뛰어오기도 하고. 


보통 모녀라 하면 같이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하겠지만, 엄마는 같이 걷는 걸 힘들어하시는 것 같다. 성격이 급하셔서 어떤 때는 후다닥 앞으로 달려가서 걷다가, 또 사진 찍다 보면 뒤쳐지기도 하고, "엄마 빨리 가야 해." "엄마 가이드분 보다 앞서서 걸으면 안 돼." "엄마 수신기 계속 켜고 있어야 가이드분 하시는 말을 듣지." 엄마는 나에게 모든 걸 맡겼다고 생각했는지 수신기를 제대로 듣지 않은 채 모든 걸 나에게 물어봤다. 


이건 뭐랄까.. 정확히 "꽃보다 할배"의 이서진 역할이 나였다. 나는 애초에 떠날 때부터 이건 엄마를 위한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가고 싶어하시는데... 내가 짐꾼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간 거라... 내 짐에 엄마 짐까지 두 개를 메고서는 뒤쳐지는 엄마를 얼른 데려오고, 앞서가는 엄마를 붙잡으며 여행했다. 해외를 나오니 오히려 엄마가 물가에 내놓은 애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버킹엄 궁전 > 세인트 제임스 공원을 지나 (잠깐 버스로 이동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걸어다녔던 것 같다.) > 웨스트민스터사원으로 이동했다. 역시 여기도 잠깐..한 5-10분 정도 후딱 외관을 보고 사진 인증샷 남기고 이동했다. 빅벤 종 치는 소리도 듣고, 템즈강 쪽으로 이동했다. 

참좋은여행 패키지 투어에는 선택관광 옵션이 있다. 엄마와 나는 총 7개의 선택 관광 중에 원래는 2개만 하려고 했다. 파리 세느강 유람섬+에펠탑 전망대와 카프리섬 투어. 


처음에 런던에서 버스 타자마자 선택관광 비용을 다 걷더라고. 34명 중에서 모든 선택 관광을 다 하는 비율이 거의 95프로다! 와... 우리 빼고 거의 다 하네.. 살짝? 눈치가 보였달까? 다들 여기까지 온 김에 볼 건 다 보고 간다 그런 마인드더라고... 그리고 남자 가이드분이 로마에서 여행할 때 바티칸 박물관 들어가려면 기본 2-3시간 줄을 서고, 그 이후에도 계속 걷는 스케줄이라서 로마 벤츠 투어를 안 하면 어머님께서 많이 힘드실 수 있다고 얘기를 해주셨다. 엄마와 나는 그냥 슬슬 걸으면서 투어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그리고 정말! 바티칸 가는 날은 정말 힘든 날이기 때문에 로마 벤츠 투어를 꼭 하시길! (아, 20대, 30대 커플들은 걸어서 돌아다니더라고 .. 청춘이야ㅎㅎ) 



엄마와 나는 런던 템즈강과 베니스 수상 택시, 곤돌라를 제외하고는 선택관광을 추가로 하기로 했다. 


템즈강 선택 관광을 하지 않은 우리는 템즈강 주변을 걸어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그렇다고 시간을 넉넉하게 주는 것도 아니더라고. 한 15분에서 20분 줬나? 갔다가 다시 지정된 장소로 돌아와야 하니 실제로는 한 15분 정도 봤던 것 같다. 그렇게 모였다가 버스로 이동해서 템즈강 유람선 도착지 부분에서 버스 타고 대기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버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있는 것보다는 역시 선택 관광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렇게 런던에서의 첫째 날 투어가 끝나고 드디어! 피쉬앤칩스를 먹으러 갔다. 생선 보다는.. 감자가 훨씬 맛있었던 ㅎㅎ 뭐 나쁘지 않았는데 생선이 너무 커서- 한국 분들 대부분 절반은 남겼다. 어머니는 튀김 싫다고 안에 생선살만 골라드셨다. 패키지 투어 음식은 대체로 다 엄청 맛있는 건 아닌데 또 맛 없는 것도 아닌 적당, 무난한 수준의 음식이 나온다. 






첫째 날이라고 남자 가이드분께서 1인당 탄산음료 하나씩 쏘셨음 ㅎㅎ 식사 하고 나서 잠깐 자투리 시간 남았을 때 옆에 기념품 샵에 들러서 구경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첫째 날 숙소로 이동! 한국을 떠나온 이후로 샤워도 못한 꼬질꼬질한 채로 몇 일을 돌아다닌 건지..제발 씻고 싶고! 제발 쉬고 싶다! 간절했다. 열 몇 시간의 비행에 런던 도착하자 마자 돌아다니는 강행군이라니... 저 군대 온 거 아니죠?ㅠㅠ ㅎㅎ 


가이드분이 여행객들의 기대치를 낮추려는 심산인지 버스에서 이동할 때 매번 아 영국 음식 맛 없다, 피쉬앤칩스 별로다 얘기를 계속 하니까...실제 먹으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싶었고 ㅎㅎ 한국 보다 런던 숙소가 별로일 수 있다. 이제 앞으로의 투어 중 여기가 가장 좋은 숙소일 거다 말하면서 우리의 기대치를 계속 확 낮춰 놓더라고. 막상 먹어보고, 숙소 들어가면 다들 "어 생각보다 괜찮은데?" 그랬음 ㅎㅎ 기대치 낮추는 전략이었다면 성공이었음 ㅎ


유럽에서는 물도 사먹다 보니 편의점 가면 1유로보다 더 비싸다고 했나? 사실 편의점 들를 시간도 없었기에 물을 관광버스 기사에게서 한 병에 1유로 주고 살 수 있었다. 엄마는 유럽은 화장실 갈 때도 돈 내야 하고, 가게에서 물도 공짜로 안 주고, 물을 사 먹어야 한다니 못 마땅해 하시더라고 ㅎㅎ 가이드분이 이탈리아는 로마 시절부터 화장실 갈 때도 돈 내고 갔었다고 나중에 얘기해주셨는데...그렇다면 뭐 인정이지..ㅋㅋ (역시 한국이 최고다...)


참좋은여행 런던 투어 숙소 리뷰 










나름 깔끔하고 넓직하니 괜찮았음! ㅎㅎ 투어 중 가장 좋은 숙소였던 건 맞음 ㅎㅎ 그렇다고 다른 나라 숙소가 아주 별로였던 건 아니고 다 나쁘지 않았다 ㅎㅎ 근데 여기 추천은 안 하는 게.. 바로 옆에 클럽 같은 게 붙어 있는지... 새벽 1시인가?2시까지 음악 소리 꽝꽝 거리더라고... 와 ... 무슨 생각으로 클럽을 숙소 가깝게 지어놨지? 싶었다... 근데 새벽 1시 정도 지나니 클럽이 끝나긴 하더라고... 휴 다행이었음. 근데 이미 너무 몸이 녹초였어서 어찌됐든 잠은 잘 왔던 것 같다. 



이렇게 런던에서의 1일차 투어가 끝났다...